분과연합 새벽기도회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 (잠 25:13)
녹취자: 장미연
저는 농사를 지어보지 않았지만 감수성 예민한 어린 시절에 시골에 살았고 어쨌든 좋아했습니다. 추수는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하지 않습니다. 해가 바짝 나고 햇살이 들판에 쏟아지는 때에 벼 베기를 합니다. 왜냐면 지금은 벼를 베도 그 벼를 기계로 말리지만 예전에는 벼를 베면 그 벼를 그 자리에 펴놓고 말렸기 때문에 반드시 벼 베는 날은 햇빛이 활짝 나는 그때 벼 베기를 하게 됩니다. 벼 베기를 저는 여러 번 했습니다. 직장생활 할 때 그런 봉사 나가는 게 저의 담당이었기 때문에 직원들 데리고 가까운 시골에 봉사 나가서 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모내기 보다는 벼 베기가 훨씬 힘든 거 같습니다. 모내기는 양쪽에 못줄이 있고 정해진 시간에 한 3개 내지 5개를 정확하게 꽂는 것입니다. 어려움은 허리를 펼 수가 없습니다. 굽힌 채로 참 먹을 때까지 계속 일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도 같이 하기 때문에 보조를 정확하게 맞춰서 한 줄씩 나갑니다. 그래서 ‘가을 벼 베기는 좀 낫겠지.’ 했는데 벼 베기를 하니까 어려운 점이 모내기는 허리를 굽히고 꽂기만 하면 되는데 벼 베기는 벼를 머리채처럼 휘어잡고 낫으로 잘라야 합니다. 그런데 이 낫이 아주 잘 갈려서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된 낫이 별로 없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지원을 나가기 때문에 좋게 잘 갈려진 것은 한 번만 낫을 잡아당기면 툭 툭 끊어지는데 이게 잘라지지 않습니다. 나중에 이 손이 다 부르틉니다. 허리를 굽히고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벼를 휘어잡고 벼를 잡아당기면서 잘라야 되니까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그렇게 한 시간 반 두 시간 정도 일을 하고 나면 “휴식” 하면서 간식이 옵니다. 그때 빵이나 떡보다도 제일 원하는 것이 물입니다. 시원한 물. 얼음을 둥둥 띄워서 물을 가져 옵니다. 그 한 사발 들이킬 때 영혼의 자유가 느껴집니다. 얼마나 그림같이 신선하게 묘사를 했는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이 그럴까? “충성된 사자” 누군가가 일을 맡겨서 보낸 그 사람이 충성스럽게 그 일일 행할 때 그를 보낸 사람의 마음에는 추수철에 온 몸에 땀이 비 오듯 흐를 때 눈부시도록 따가운 가을의 햇살 아래서 한잔의 얼음냉수를 마시는 것처럼 그렇게 시원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구원하셔서 각자 자리에 세워 당신의 일을 감당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 사람을 서있어야 할 자리에 세우십니다. 그곳에서 주님의 일을 감당할 때 어떤 사람은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여름철에 시원한 얼음냉수와 같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때 덥지도 않고 차지도 않은 그런 물과 같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든지 나라든지 다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곳에서 일이 아주 훌륭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을 가보면 그곳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습니다. 거기서 누가 알아주든지 안 알아주든지 깊은 사명감을 가지고 죽도록 충성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는 곳에는 아주 놀라운 성과가 있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나라를 떠받들어주고 또 한 편으로는 나라뿐만 아니라 교회를 그렇게 떠받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 나라가 아직 정의롭지도 않고 정치가들이 올바르지도 않은데 그래도 이 만큼 나라가 경영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그렇게 자기의 한 구석에서 그것을 자신의 역사적인 소명으로 알고 충성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아주 훌륭하게 잘 되고 있는 교구에는, 많은 영혼들이 은혜를 받는 팀에는, 많은 영혼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말씀의 은혜를 받고 변화되는 구역에는, 거기에는 반드시 누군가 눈물을 흘리고 충성스럽게 자신의 일을 감당해나가는 하나님의 일꾼이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결국 하루하루가 모두 쌓여서 일생이 되는데 그 하루하루의 의미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먹고 마시고 누리고 사람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으며 사느냐 인정을 받으며 사느냐 거기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진정한 인생의 보람은 거기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얼마나 이루어드리는 도구가 되느냐 달린 것입니다. 한 해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맡겨주신 그 곳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기까지 충성함으로 이제껏 마음이 답답했던 하나님이 보실 때 여러분들이 추수하는 뜨거운 가을날에 한 사발에 생수와 같은 존재들이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