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자의 멸망을 구함
“저희 길을 어둡고 미끄럽게 하시고 여호와의 사자로 저희를 따르게 하소서 저희가 무고히 나를 잡으려고 그 그물을 웅덩이에 숨기며 무고히 내 생명을 해하려고 함정을 팠사오니 멸망으로 졸지에 저에게 임하게 하시며 그 숨긴 그물에 스스로 잡히게 하시며 멸망 중에 떨어지게 하소서"(시 35:6-8).
악한 자들에게 고통을 받을 때 시인의 호소는 둘로 이루어집니다. 하나는 하나님께로 피하며 자신을 보호해달라는 기도와 악한 자들이니 저들을 멸해달라고 부르짖는 탄원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어느 경우든지 간에 하나님께로 향하는 영혼이 아니면 어떠한 기도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붙들며 살아가거나 최소한 하나님을 멀리 떠났던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진실한 참회가 없이는 이렇게 하나님께로 피한다는 기도나 나를 대적하는 자들을 주께서 원수로 삼으시고 멸하여 달라는 기도를 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삶의 상황이 벌어지든지 간에 하나님을 깊이 의지하고 주님을 붙들면서 살아가는 신앙생활이 무엇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신앙의 기본은 하나님을 향한 의존의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온전히 의존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것이 바로 불순종하고 멀리 떠났던 사람들에게는 하나님께 참회하는 마음이요,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던 사람들에게는 그 하나님 곁에 머무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영혼은 번영하거나 원수들이 없을 때에 오히려 가장 해롭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우리 곁에 원수들이 없을 때, 모든 일들이 잘 될 때, 이때에 우리들이 하나님을 향한 의존의 마음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스스로 그 마음을 겸비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올 수 없을 때에는 때로는 시련과 어려움을 주셔서라도 그 마음이 하나님을 향하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 주십니다. 이게 바로 신앙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정말 복된 성도의 마음은 하나님을 향한 깊은 의존. 주님을 깊이 붙들고 하나님 한 분만을 의지하고 바라는 그 신앙. 그것으로 아버지 앞에서 살아가는 삶. 그것이 하나님 앞에는 가장 소중하고,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이 시편 속에서 우리에게 그런 가르침을 주십니다. 여기에 보면 시인이 원수들을 향하여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길을 어둡고 미끄럽게 해 주시옵소서 호소합니다. 즉, 어두워서 보지를 못하면 자신을 목표로 삼아서 달려올 수 없을 것이요, 만약에 그 위에 길을 미끄럽게까지 하신다면 결코 자신을 추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여호와의 사자를 따르게 해달라고 빕니다. 여기서 여호와의 사자는 심판하기 위해 하나님께 보냄을 받는 천사를 가리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나타났던 이 원수들을 향한 커다란 재앙들. 앗수르 군대가 쳐들어 왔을 때에 그들을 일시에 모두 시체로 만들어 버리시는 하나님의 큰 위엄과 능력, 전쟁에서의 승리. 이런 모든 것들은 다름이 아닌 바로 여호와의 사자의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이 이기게 하시는 아주 놀라운 증거와 힘, 능력을 보게 하셨습니다. 그러한 여호와의 사자의 심판하시는 권능을 이 시인이 하나님 앞에 불러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가 당하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이 얼마나 컸었는가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악인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을 구하기 전에 오히려 예수그리스도의 교훈을 생각해야합니다. 오히려 원수들을 위해 빌고 그 원수들도 바뀌고 변화되어서 하나님을 좇고 그 뜻을 따라 사는 사람들로 바뀌도록 그렇게 기도하는 것이 사랑을 완성하는 기도입니다. 다윗은 아직 그리스도 예수 오시기 이전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하늘에까지 미치는 진리를 보고 우수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였다고 하나, 그러나 우리는 예수그리스도의 탁월하심과 아름다움을 이 세상에서 목격한 그 이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니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말씀하신바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까지 우리가 들은 까닭입니다. 그래서 이 기도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을 향한 기도이고, 악을 행하는 죄인들을 향한 기도는 오히려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 더 깊이 승화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악인들은 얼마나 나쁜 사람들인지, 웅덩이를 파고 웅덩이 속에 그늘까지 감추어서 거기에 이 시인이 빠지고 빠진 거기에 올무에까지 사로 잡혀서 결국은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해어나올 수 없는 곤경에 떨어뜨리고자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그런 곤경에서 자신을 구해주시고 악한 사람들을 멸하여 달라고 하나님 앞에 호소합니다. 실로 우리는 매일매일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그 삶이 탄탄대로를 달리는 그런 삶이 아닙니다.
육체의 욕심과 더러운 욕망, 죄 된 습관, 이 세상에서의 모든 사악한 인간들의 태도. 이런 것들 때문에 늘 얽매이기 쉽고 사로잡히기 쉬운 그런 속에서 우리들이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삶에 매 순간 살아가는 한 순간 한 순간의 삶 속에서 주님이 분초마다 우리를 지키고 보호하지 아니하면 우리도 그런 올무에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삶이 매 순간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힘입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세상은 우리 믿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땅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세상은 주님을 의지하고 주님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적하는 원수들이 가득한 곳이고, 하나님을 거스르고 미워하는 악한 경향성을 가진 인간들이 가득한 시대를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깊이 의지하고 주님을 따르려는 끊임없는 의지의 결단과 그런 결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성령의 은혜와 그리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우리의 많은 허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지키고 보호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비하신 사랑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참된 성도의 마음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전심으로 주님을 향하고 주님을 의지하면서 사는 마음. 그것이 바로 신앙이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매일매일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는 그런 생활. 이것이 바로 신앙의 마음이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생활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향한 의존의 가장 훌륭한 표현이 기도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구속의 제사이고 하나님 앞에 드리는 끊임없는 자기 헌신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어린아이처럼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이 정말 승리할 수 없고 이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순간 하나님을 의지하고 은혜를 구하고 아버지 앞에서 살아가는 복된 삶이 되시길 기도합니다.